2009년 5월 4일 월요일

에뮬레이터에 대한 생각

몇년전부터 한국에도 에뮬 게임이 활성화 되어 있다. 그 전에 에뮬 게임은 아는 사람만 아는 분야였다. 에뮬레이터는 PC 또는 다른 시스템에서 돌아가게끔 하는게 목적이다. 즉, 오래된 시스템을 다른 시스템이나 새로운 시스템에서도 가상화를 적용하여 실행되도록 하는 것이다.
에뮬 게임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볼 수 없는 오락실 게임이나 구형 콘솔 등을 컴퓨터에서 실행되도록 만들어주는게 게임 에뮬레이터다.
에뮬레이터는 게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오래된 산업용 컴퓨터나 PC에뮬레이터도 있다. 기업체에서 시스템이 바뀌면서 예전 시스템에서 사용되던 프로그램을 사용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쓰인다. Windows 7에 사용되는 XP 가상화 머신도 하나의 에뮬레이터라고 보면 된다.
마메 에뮬레이터는 한 이탈리아 사람이 예전 게임을 보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물론 플레이 가능해야겠지만 목적은 예전 게임을 발굴,구현해서 돌아가게끔 하는데 있다. 흉내를 내는 것이다.
이 흉내를 내주는 에뮬레이터는 불법이 아니다. 다만 롬이 문제가 되는데 출시한지 오래되어 현재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있지 않아서 저작권자가 문제삼지 않을 뿐이다. 에뮬레이터 개발자들도 출시한지 3년이 지나지 않으면 덤프하지 말라고 주의하고 있다.
한데 국내 유저들은 그렇게 느끼지 않는 경향이 많다. 에뮬레이터 게임을 하면서 오래된 향수를 느끼기 보다는 (물론 향수를 느껴야 합법인건 아니지만...) 돈없어서 해당게임 무시하다가 공짜라는 이유로 즐기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 때문에 국내 오락실에서 인기 있었던 몇몇 게임만 공유가 활발하고 그 외에는 전혀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
물론 국내에도 에뮬레이터와 롬을 수집하는 사람이 있을테지만 아직까지는 보지 못했다. 에뮬레이터 전문카페? 구하기 쉬운 자료들만 있는게 태반이다. 주로 보편적이고 인기있는 자료만 취급한다.

그에 반해 외국 수집가들은 정말 대단하다. 롬을 수집하는 사람은 게임을 하지 않는다. 다만 모을 뿐이다. 하루의 일과중 남는 취미 시간에 롬을 관리하고 모으는데 온 시간을 쏟는다. 수집하는데 시간을 다 써버려서 정작 게임을 즐길 시간이 없다. 게임을 할것도 아니면서 뭣하러 모으냐고 물으면 아마도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지금은 볼 수 없는 게임들을 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즐겁노라고... 이 자료만 있으면 예전의 향수가 새록새록 떠오른다고... 외국인들 중에도 대부분은 수집을 위한 자기만족이다. 그냥 버전별로 모두 모으는게 목적이다. 깔끔하고 완벽하게 모으는게 목적인 사람들도 많다.
요즘은 통신이 발달해서 이 사람들이 모은 자료를 몽땅 받을수도 있다. torrent로 풀버전 롬이 돌아다닌다. 풀버전을 쉽게 내려받아서 혼자 기뻐했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마메 최신버전 풀셋 롬? 한번 구버전 에뮬레이터에서 돌려보길 바란다. 그동안 롬셋이름이 바뀌고 새로 덤프되어 절반이상 에러가 날 것이다. 특히 초창기 버전의 에뮬레이터에서는 거의 돌아가지 않는다. 에뮬레이터가 최신이라고 모두 좋은건 아니다. 나에게는 예전 개발자들의 땀이 서려 있는 구버전 에뮬레이터에서도 향수가 느껴진다.

한국에도 10년이상 Daves 시절부터 롬을 수집한 사람들도 있다. 인터넷망이 없던 시절 전화선을 연결해서 모뎀으로 인터넷을 사용하여 롬을 구하면 뛸듯이 기뻐했었다. 물론, 이 정체불명의 에뮬레이터와 롬들을 주위 사람들에게 자랑도 했었다. 마메를 본 사람들의 반응은 이 게임들이 컴퓨터로 실행된다니 대단하다라고 했지, 공짜로 플레이할수 있어서 대단하다고는 하지 않았다.
학생이었어도 일찍부터 돈벌기 시작해서 전화비는 감당할 정도가 되었다. 마메를 알고부터 0.1버전부터 업데이트롬을 모두 모아왔다. 도중에 하드가 고장나서 식겁했지만 시디롬이 남아있어서 복구가 가능했다. 지금은 구할래야 구할수 없을 것이다. 불법이라는 것은 눈에 가시가 박히도록 보아왔지만 공짜라는 불순한 생각을 가져본 적은 없다. 내가 롬을 모아도 현재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원 저작자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았다. 즐기기 위해서는 돈을 써야 한다.

한국 사람들은 불법 유저가 많다. 최근의 NDS부터 PSP까지 돈을 내고 사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도 NDS기기가 있지만 카트리지만 사놓고 플레이할 시간이 없어서 먼지만 내려앉고 있다. NDS 국민게임인 말랑말랑 두뇌와 동물의숲 밖에 없지만... NDS 에뮬과 롬은 출시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나왔다는 점에서 이미 원래 목적을 상실한 것이 분명하다. NDS 롬은 오래된 것을 보존하고 향수를 느끼기 보다는 공짜 플레이를 위한 목적이 강하다.

진짜 게임을 하고 싶다면 정품을 구매하라고 말하고 싶다. 특히 최신 게임은 더욱더 그래야 한다. 에뮬레이터 게임은 공짜로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다.
새벽에 깨는 바람에 다시 잠을 못이루고 블로그에 글을 쓴다. 도중에 잠을 깨면 다시 잠을 못이루는 체질이라 고생을 많이 하는 편이다. 이런 날은 하루종일 저기압인 상태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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