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4일 금요일

쿨러에 붙어버린 CPU 떼어내기

먼지 청소를 하다가 가끔 쿨러에 CPU가 붙어버리는 황당한 경우가 있다.
주로 몇년 이상 된 컴퓨터에서 발생하는데 원인은 써멀구리스가 온도상승/온도하락을 반복하며 굳어버리는데 있다.
뾰족한 핀이 붙어 있는 인텔 478 Socket 방식 또는 AMD Socket 방식의 CPU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면 난감하다. 핀이 휘어져 못쓰게 되어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AMD의 CPU는 Socket 방식이라 주로 AMD CPU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며 처음 장착할때 방열판에 미리 발라져 있는 회색 써멀구리스가 녹아서 붙어버린다. 참고로 Socket 은 CPU에 달린 핀을 메인보드의 구멍에 맞추어 끼우는 방식이다. Land Grid Array(LGA) 방식과는 다르다.

시작하기에 앞서 무엇보다도 당황하지 말자.
또 만약 CPU가 떼어지지 않는다고 방열판 채 그대로 장착하지 말자. CPU 핀이 심각하게 손상되어 컴퓨터 사망으로 이어진다.
일단 쿨러에 붙어버린 CPU는 놔두고 보드부터 먼지제거를 해주자.
다음으로 쿨러에 붙어버린 CPU를 뺐을때 무리한 힘이 가해져 메인보드에 손상이 되지는 않았는지 확인한다.
보통 메인보드는 멀쩡한 편이지만 가끔 메인보드에 달린 소켓이 손상되어 접촉불량을 야기할 수 있다.
CPU 핀이 부러지거나 휘지는 않았는지 확인한다.
이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인데 헤어 드라이어를 가져다가 방열판에 있는 CPU 옆부분을 사방으로 집중 가열한다.
CPU 핀 부분을 직접 가열하는 것은 CPU 핀 부분만 온도가 올라가고 써멀구리스 부분에 열전도가 잘 되지 않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방열판이 열을 받아 뜨끈하다는 느낌을 받으면 보통 어느정도 가열하고 약간의 힘만 주어도 떨어진다.
떼어내는 방법은 핀을 건들지 않게 주의하면서 CPU 측면(금속 부분)을 손끝으로 힘을 조금씩 가하면서 살짝살찍 밀어주면 된다. 밀리는걸 보게 되었다면 들어내도 무방하다.
이때 CPU가 분리되면서 떨어지면 핀이 망가질 수 있기 때문에 밑에는 이불 또는 베개 등으로 대놓고 자세를 낮추고 앉아서 떼어내기를 권한다. 밀어낼때 힘을 무리하게 가하면 CPU가 방열판과 분리되며 팅겨져 나갈 수 있다.
핀을 강조하는 이유는 핀의 내구성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구부러져도 펴는데 정신 집중이 요구되며 수차례 구부렸다 폈다 하게 되면 결국엔 부러진다. 몇년 된 컴퓨터의 몇푼 되지도 않는 CPU의 핀 수리비(핀 1개당 5천~1만원)가 오히려 CPU 가격보다 더 나오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구형 컴퓨터에 이미 단종된 CPU를 새로 장만해 주는 것도 부담이 된다.

드라이어가 당장 없을 경우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떼어낸다.
일자 드라이버(또는 커터칼 뒷날)로 CPU 측면을 칼로 긋듯이 긁어낸다. 사방면 모두 1방향으로 1번씩만 하는 것이 좋고 무리하게 힘을 주어 긁으면 안된다.
1회 긁어낸 뒤 다시 측면에 힘을 주어 밀면서 떼어내 본다.
안되면 다시 한번 반복한다.
그래도 안되면 커터칼 끝으로 CPU 한쪽 면에 들이대 본다.
칼날이 살짝 들어가면 해당 부분을 손으로 밀어 올리면 떼어진다.
너무 무리하게 긁으면 방열판에 자국이 심하게 남으며 CPU가 손상될 수 있으므로 긁는 것만으로 성공하지 못할 경우 라이터로 방열판 부분을 가열한다.(CPU 부분을 직접 가열하면 안된다)

떼어낸 CPU의 핀을 확인하고 곧바로 메인보드에 장착한다.
메인보드에 CPU를 장착한 채 부드러운 천이나 휴지로 CPU에 붙은 써멀 구리스를 닦아준다. 쿨러에 붙은 써멀 구리스도 닦아준다.
새로 써멀구리스를 바르고 장착후 전원 올리면 완료.

먼지제거 팁

컴퓨터 본체의 먼지제거는 일일히 부품을 솔로 세척하지 않아도 시중에서 스프레이 형태로 판매되는 Dr-XX(숫자) 를 사용하면 편하다.
보통 2~3천원으로 가격이 싸므로 가까운 마트나 컴퓨터수리점에서 두개를 구매하면 5~7천원이면 구할 수 있다.
시간만 1~2일 배송료만 최소 2500원이 드는 인터넷 구매보다는 나을 것이다.
현관 앞이나 마당으로 본체를 들고 나가서 닥터 스프레이로 시원하게 먼지를 날려 버리면 된다.
보통 한 통이면 해결되지만 먼지가 많거나 숙달이 되지 않아 모자랄 수 있으므로 두 통을 사놓는 것이 좋다.
한 통으로 해결할 각오를 하고 파워, CPU 팬, 케이스 팬, 그래픽 쿨러 팬, 메모리 슬롯부근 순으로 재빨리 불어낸다.
그 방법보다 좋은 것은 음료수 하나 대접하고 단골 카센터에서 컴프레셔를 공짜로 이용하는 것이다. 아는 카센터가 없다면 동네 컴퓨터 수리점에 본체를 들고가서 의뢰하면 된다. 보통 5천원 내외로 받는데 인심 좋은 곳은 공짜로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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